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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국립공원사무소장 조점현)

 

- 가야산국립공원의 50년간의 발자취와 탄소중립사회를 위한 역할 -

 

가야산국립공원이 올해로 50번째의 생일을 맞이한다. 

국립공원은 자연생태계 및 자연‧문화경관이 우수하고 보전가치가 높은 대표적인 보호지역으로 가야산은 우리나라의 총 22개의 국립공원 중 9번째 국립공원(1972년 10월 13일)으로 지정되었다. 

 

가야산은 주봉인 상왕봉(1,430m)을 중심으로 해발 1,000m이상의 봉우리와 병풍처럼 줄지은 기암괴석들이 웅장하고 수려한 산세를 자랑한다. 그중에서도 능선 바위의 만 가지 형상과 함께 아찔한 절경을 만날 수 있는 만물상(萬物相)은 탐방객들에게 인기 좋은 코스이며 가야산의 돌과 물, 붉은 소나무숲은 다른 명산에서도 보기 힘든 자연경관을 제공한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해인사 장경판전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고려 대장경판 그리고 불법승 삼보를 국보로 유일하게 보유한 해인사가 위치하고 있어 소중한 문화재를 잘 보존하고 불교문화유산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가야산은 국내 22개 국립공원 중 비교적 작은 면적에 비해 생물다양성이 높으며, 회장암, 해인사화강암, 흑운모편마암 등 다양한 지형지질 자원이 형성되어 있다. 특히 북방계식물이 살 수 있는 가장 남쪽 가장자리, 즉 남방한계선으로 정상부는 솔나리 등 아고산대 희귀식물과 한라송이풀, 구름병아리난초 등 멸종위기 식물이 집중 서식하고 있다. 

 

이처럼 풍부한 자연자원과 천년고찰 해인사 그리고 경이로운 암봉경관 등 국립공원의 핵심가치를 잘 보전하고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함으로서 50년간 국립공원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왔다.

 

지난 50년간의 자취를 돌아보면서 앞으로 미래가치 창출을 위한 가야산국립공원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본다. 

현재 지구촌 곳곳은 기후변화 가속화로 기상이변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 노력이 세계 각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 세계 14번째로 ‘탄소중립기본법’을 제정해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탄소중립은 기후위기의 원인인 탄소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흡수대책을 통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영(Zero)으로 만든다는 개념으로 잘 보전된 숲과 해양 및 습지를 대표적인 탄소흡수원으로 꼽고 있다. 

 

영국은 “탄소중립 정책(Net Zero Strategy)”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감축에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대상으로 국립공원을 포함한 육상보호지역을 꼽고 있으며 미국공원청은 “그린파크계획(Green Parks Plan)”을 통해 공원 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고 쓰레기를 자원으로 전환하는 프로그램을 이행하고 있다. 일본은 “탄소중립 공원(zero-carbon parks)”을 통하여 탐방객이 탈탄소 및 친환경 생활양식을 경험하는 지속가능한 관광을 실현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은 탄소중립 실행력 강화를 위해 국립공원 탄소흡수원을 매년 확대‧ 복원하는 전략목표를 수립하였다. 탄소저장고로서 국립공원 자연생태계의 가치를 높이고 대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탄소중립 문화 확산 등의 전략과제 도출을 통해 탄소중립 정책 이행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가야산국립공원은 공원 내 나대지, 샛길 등 산림지역과 단절된 곳의 생태계 연결성을 확보하고 저지대 탐방로에 곤충호텔 곤충호텔: 인위적 간섭이 많은 저지대 탐방로의 생물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조성한 곤충 서식 공간 설치를 통해 서식지를 개선하는 등 탄소흡수원으로서 공원 기능 강화를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가야산의 고산 내륙습지인 관음골 습지(15,600㎡)는 수달, 담비 등의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곳으로 약 887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고 있다(국립공원연구원). 하지만 최근 습지의 육화 및 건조화가 가속화되고 있어 탄소흡수원으로서 습지의 기능 유지를 위해 습지 환경모니터링 및 정밀조사 등의 습지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6개소의 특별보호구역을 지정하여 가야산 정상 일원에 서식하는 한라송이풀, 기생꽃, 솔나리 등 아고산대 희귀식물과 멸종위기식물 등 중요 생물 서식지의 안정적인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교육기관 학사일정과 연계한 미래세대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탄소중립 인식증진과 실천 행동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21년 기준, 총 79회 1,493명 참여) 

 

모두가 탄소중립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는 지금, 국립공원의 노력과 더불어 탐방객의 자발적인 탄소중립 실천 또한 필요하다. 국립공원 방문 시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산행 중 발생한 쓰레기는 되가져 가기, 법정 탐방로 이용 등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가야산국립공원 지정 5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을 위한 가야산국립공원의 노력과 활동에 많은 관심과 동참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