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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군 농업기술센터 농정과 농정기획계장 정상준

 

과거 농촌은 양반노비 사회에서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농사지을 땅이 없어 남의땅에 소작을 해서 먹고살던 가난한 생활이었다.

 

그러다 해방을 맞이했지만 순박한 농민들은 좌·우 이념대립의 희생물로 전쟁을 겪어야 했고, 전쟁 후 농촌은 보릿고개를 경험하며 굶주림으로 생존의 농업을 해야만 했다.

 

합천군도 과거에는 시장이며 골목마다 시끌벅적한 20만명이 넘는 농촌지역이었다는데 1970년대부터 진행된 산업화로 상당수의 거주자들이 도시로 떠나고 지금은 한산한 지역이 되었다.

 

전국의 226개 자치단체중 인구소멸 위험이 가장높은 지역으로 합천군이 4위에 든다니 가슴 아픈 현실이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도시에서 실직하거나 퇴직 등으로 경쟁이 치열하고 각박한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농촌지역으로 이주하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 

 

합천군에서도 오시는 분들을 반기며 정주여건 개선과 농업인 지원사업을 상당히 많이 하고 있으며 청년농업인 육성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정부로서도 국토의 균형발전에 도움이 되는 지극히 좋은 현상이므로 농업인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농업인의 조건을 갖추면 공익직불금부터 면세유 공급에 이르기까지 많게는 10여가지가 넘는 정부의 혜택과 군의 각종 보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요즘의 농업은 1차적 생산에서 식품서비스산업과 융합한 2차 3차 6차산업으로 발전시키는 농업인들이 많으며, 농축산업에 친환경순환농업과 저비용 고효율 경영마인드를 접목한 체계적인 손익분석관리 농업을 하는 젊은층도 늘어나고 있다.

 

귀향 귀농을 꿈꾸신다면 합천군으로 오라고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첫째로 합천군은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상공업과는 거리가 조금 먼 농업이 중심인 농업군이며 농업인이 대우받는 곳이다. 

 

둘째로 곧 고속도로와 KTX열차 개통 등 교통망이 대폭 개선되어 도시와의 접근성도 좋아질 것이다.

셋째로 합천댐부터 황강을 따라 흐르는 낙동강 물을 퍼 올려 논농업에 사용할 수 있는 수리시설이 잘 정비되어 있으며 수려한 가야산, 황매산 산맥을 잇는 많은 산들로 공기 좋고 경치가 좋아 전원생활지로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하지만 도시민이 귀농하여 범하기 쉬운 실수가 TV속 “나는 자연인이다”를 꿈꾸며 농지·산지에 무단 불법으로 집과 농업시설물을 지어서 법적 처벌을 받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반드시 경험자와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여 실패가 없기를 당부드리고, 농촌문화도 이해하며 기존 공동체에 해가 되지 않는 구성원의 일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 귀농을 하시려면 젊을 때 하라고 권하고 싶다.

 

귀농에 뜻이 있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모세대와 의견이 부딪치니까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느즈막히 고향을 지킨답시고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농업도 경험과 전문가의 멘토가 필요하다. 가장 좋은 스승은 박사도 교수도 아닌 부모님이다. 논밭농사, 시설원예, 축산 등 부모님이 평생을 바쳐 일구어둔 땅에 경험과 기술을 부모님이 계실 때 전수 받고 또 연로한 부모님을 봉양하면 일석이조가 아니던가?

 

도시에서 이것저것 안되고 고향으로 귀향의 뜻은 있어도 동네분들이 부끄러워서 망설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좋은 스승님이 계실 때 귀농도 해야 실패할 확률이 낮고 제대로 된 농사를 배울 수 있다.

 

또한 농촌에는 젊은층이 많이 없어 열심히만 하면 돈이 되는 노다지이다.

벼와 마늘 양파를 하는 이모작 논농사를 예로 보면 농촌에는 대부분이 고령자라 농기계 사용료를 지불하고 경작하는데 농작업 대부분의 과정이 농기계를 사용하며 농작업을 대행하는 대행료 수입만 해도 엄청나다. 물론 본인의 영농을 병행해 가면서 가능하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을 농업기반이 있는 젊은 승계 농업인은 근면 성실과 체계적인 경영마인드가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고, 신규 농업인은 농업기반과 경험이 없으므로 농가와 연결하여 현장을 배우고 많은 교육도 받으며 역량을 하나하나 키워가면 좋을 것이다.

 

새롭게 도전하는 전원생활과 농업을 영농조건이 뒷받침되는 합천에서 본인의 영농계획을 꼼꼼하게 세워서 서두르지 말고 한해 두해 농촌문화도 익혀가며 귀농(歸農)으로 부농(富農)의 부푼 꿈을 이루시길 권하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