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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네스코 세계유산 전 세계 167개국 1,154건 

- 가야고분군 지정 시 우리나라 세계유산 16번째

- 경남, 경북, 전남을 아우르는 총 7개 고분군 대상

 

유네스코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닌 자연유산,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보존하기 위하여 전 세계 167개국 1,154건의 세계유산을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1950년대 이집트 댐의 건설로 위기에 처한 누비아 유적의 핵심인 ‘아부 심벨 사원’ 보호를 계기로 1972년 세계유산협약이 채택되었고 세계유산위원회는 매년 6월에서 7월 사이에 위원회를 열어 신규 세계유산을 최종결정한다. 우리나라의 세계유산은 해인사 장경판전(1995년)을 비롯하여 최근에 등재된 한국의 갯벌(2021년)까지 총 15건이 등재되어 있다. 

 

가야고분군은 한반도 남부지역에 1세기부터 6세기까지 존속했던 가야의 성립과 발전을 보여주는 독보적인 증거다. 또한 주변의 중앙집권적 고대국가와 병존하면서도 연맹 또는 연합이라는 독특한 정치체계를 유지했으며 대륙과 해양, 중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위치를 바탕으로 사회발전을 촉진시키는 다양한 기술의 교류를 고고학적으로 증명해주는 유산으로 인류 역사에 특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세계유산으로 등재 추진되고 있는 고분군은 김해 대성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합천 옥전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고성 송학동 고분군 등 경남 5개 고분군과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을 합쳐 모두 7개 고분군이 대상이다. 

 

- 2012년부터 10년간 세계유산 등재 추진

- 최초 3개 고분에서 7개로 확대하여 완전성 보완

- 2022년 6월 말 최종 결정 예정

 

2012년 이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고 2013년 12월 김해 대성동, 함안 말이산, 고령 지산동 3개 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데 이어 2015년 3월에는 문화재청 세계유산 우선등재 추진대상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2017년 가야사 유적으로서 완전성을 뒷받침할 유산 추가가 필요해 심의 보류되어 2018년 등재 대상을 7개 고분군으로 확대하였다. 2019년 3월 조건부로 등재 신청 후보 선정 심의를 통과했으며, 전문가 초청 워크숍 등의 보완 작업을 통해 2020년 9월 최종 등재신청 대상으로 확정됐다. 

 

2021년 1월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신청서가 세계유산센터에 제출되었고 3월에 완전성 검토(서류 양식 심사)가 통과되었다. 2021년 4월부터 자문기구의 현장실사와 전문가 검토 등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이며, 올해 6월 말 예정된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결정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 옥전고분군, 합천댐 수몰지역 주변 지표조사 시 발견

- 화려한 금속공예기법을 보여주는 유물과 국제교류 증거인 로만글라스 출토

- ‘다라’ 명칭 한중일 역사서에 공통적으로 사용

 

합천의 옥전고분군은 후기가야인 다라국을 대표하는 고분군으로 황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지역에 있다. 옥전고분군은 1985년 경상대학교 박물관의 합천댐 수몰지역 지표조사과정에서 다량의 토기, 갑주, 금동제품 편이 채집되면서 중요성이 인식됐다. 이후 진행된 발굴조사에서 대형고총고분부터 소형분에 이르기까지 182기의 무덤과 유물 3500여점이 수습됐다. 

 

이 과정에서 금동관, 금귀걸이, 용봉무늬둥근고리자루큰칼(용봉문환두대도), 갑옷, 말갖춤 등 화려한 금속공예기법을 보여주는 유물들이 한꺼번에 아주 많이  출토되어 가야국 최고지배자 집단의 무덤임이 밝혀졌다. 특히 로마제국 시기에 제작된 유리그릇인 로만글라스(Roman glass)가 출토되어 학계에 엄청난 충격을 주기도 했다. M1호분에서 발굴된 투명 유리 재질의 로만글라스는 활발한 국제교류를 통해 서역의 유물이 가야에 유입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핵심증거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옥전고분군에서 출토된 많은 양의 비늘갑옷과 투구, 말머리가리개와 말갑옷들은 가야가 중장기병으로 대표되는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었고 당시 판갑의 보병 중심이었던 일본과의 군사력 차이를 보여줘 임나일본부설이 거짓임을 증명하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최근 세계유산등재 추진의 일환으로 2019년과 2020년 발굴조사가 추가로 진행되었으며 목곽묘, 석곽묘, 옹관묘 등 59기의 유구와 환두대도, 금귀걸이가 발견되었다.

 

‘다라’라는 명칭은 현재 옥전고분군 동쪽에 위치한 ‘쌍책면 다라리’라는 지명으로도 전해지고 있으며 역사서에도 기록되어 있는 나라 이름이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외교문서인 양직공도(6세기)와 일본서기(8세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양직공도는 530년대 중국 양나라에 조공 온 외국사절을 묘사한 그림으로????다라????라는 국명이 확인되고 있다. 일본서기는 백제본기 등 백제 삼서를 인용하고 있어 한국고대사 관련 내용이 많으며,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에 기록된 내용과 부합되는 것도 많아 학계에서는 비교분석과 사료비판을 통해 삼국시대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북한의 가야사연구자인 조희승도 그의 저서(북한학계의 가야사 연구)에 6가야 외에도 가야지명이 있을 수 있으며, 합천 일대에 다라국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일본열도의 다라와 관련된 지명도 다라사람들의 일본 진출 및 정착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 밀양박씨 관련 문건에서 ‘다라’라는 지역명을 발견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옥전고분군에 출토된 많은 양의 비늘갑옷, 투구, 말투구, 말갑옷 등 고고학자료들이 옥전고분군을 다라국 지배집단의 묘역임을 증명하고 있다.

 

옥전고분군을 다라로 비정하여 세계유산에 등재하는 것이 일본의 한반도 지배설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여러 사서와 고고학적 근거를 학술적으로 교차 검토한 결과를 바탕으로, 당시 강성했던 합천의 다라국과 화려한 가야인의 공예술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는 2022년 6월 러시아 카잔에서 개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