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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도 향우연합회장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이웃사촌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웃도 이웃 나름이다. 요즘 거창군이 그렇다.

지난해 김천~합천~진주~거제 간 남부내륙철도사업이 국가재정사업으로 결정되었고 국토부에서는 합천 용주면 성산리에 역사위치를 정해놓고 기재부의 적정성 검사까지 마쳤으며 올 연말 최종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합천의 일부 주민들이 제2의 장소가 적합하다고 주장하자 또 다른 주민들은 제3의 장소를 지지하며 혼선을 겪는 중에 느닷없이 거창군이 끼어들어 합천 주민들의 갈등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구인모 군수와 이홍희 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거창의 유력인사들이 모여 ‘남부내륙철도 해인사역 유치로 더 큰 거창도약!’ ‘해인사역 유치로 군민행복시대 앞당기자!’란 슬로건까지 내걸면서 자기 군에 역사가 들어서는 것도 아니면서 서명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는 웃지 못할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거창군청에서 해인사역 후보지인 야로면까지는 35km 거리에 25분정도가 소요되며,  또 다른 후보지는 함양~울산 간 고속도로가 완성되면 40km정도의 거리에 35분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본다. 야로면에 역사가 들어서면 거창, 고령군과 해인사 의 접근성이 나아지며 용주면이나 율곡면에 들어서면 고령.의령.창녕군의 접근성이 좋아진다. 어느 장소이든 명분은 찾을 수 있다.

그러나 합천군이 처해있는 현 상황은 전국에서도 4번째로 소멸될 지역이라 할 만큼 절박한 상황이고, 어떡하든지 합천군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군의 중심기 부근에 역사가 들어서길 희망하고 있다. 소요시간 10여분의 편의를 위해 이웃의 어려움은 아랑곳 않고 자기네만의 이익을 추구한다면 이웃사촌이란 게 무색해진다.

역사는 합천 땅에 선다. 합천 사람들이 결정할 일이다. 원하는 바가 있으면 합천군수에게, 경남도지사에게 당당하게 건의하면 된다.

거창 민심이라며 이웃 군을 화나게 해서는 안 된다. 
거창과 합천은 영원한 이웃사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