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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들목인 3,4월간에 합천에서 두 행사가 열렸고 열린다.

 

하나는 3.20일 아침9시부터 합천읍 핫들 로에서 일해공원 내 3.1독립운동기념탑까지 약 2㎞거리를 행진하면서 3.1운동 당시의 독립만세 모습을 재현한 행사였고,

 

다른 행사는 제11회 합천 벚꽃 마라톤대회를 4월 8일에 개최하게 되어 있다.

위 ‘3.1운동재현’은 격년제로 합천문화원이 주관하고 합천군이 후원한다.

‘벚꽃 마라톤’은 합천군이 주최하고 체육회가 주관한다.

 

이 두 대회를 살펴보면, 대회개최 근저에 일본이란 나라가 깔려 있다.

3.1운동재현은 바로 36년간의 조선을 침탈한 일본을 극복하자는 항일정신 고취에 있고, 반면에 벚꽃 마라톤은 일본의 국화인 벚꽃이 만개한 도로를 달리는 행사이니 벚꽃을 위한 축제로 보여 친일적 냄새가 황강을 뒤덮을 것이다.

 

우리가 독도문제나 친일교과서 등 문제에 대하여는 짙은 반감을 가지면서 어찌 일본의 국화인 벚꽃에 대해서는 그렇게 친화적인지를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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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합천을 자랑하고자 한다면,  오산이다. 벚꽃이 어디 합천뿐이냐 그말이다. 경남에만 하더라도 진해군항, 하동쌍 계사로, 사천 선진리 성, 삼랑진 안태리 양수발전소 등 모두가 벚꽃을 자랑하는 고장이고 전국으로 치자면 그 수가 부지기수다.

 

그런데 왜 좋은 이름이 있을 텐데도 하필이면, 벚꽃이란 이름을 붙이는가 말이다.

합천읍 실내체육관에서 대병 합천댐까지의 호수로가 미라톤 코스 이고, 그 끝자락 ‘풀코스제2전환점’엔 바로 임진란 때 합천인이 분연히 일어나 왜구를 물리친 공적을 기리기 위한 ‘임란창의사’를 합천군이 만들어 선열의 혼을 모시고 있고, 그 경내에는 장엄한 기념관과 기념비가 호수로를 내려다보고 있지 아니한가.

 

이런 호국 참배의 성스로운 순례길에 일본의 상징인 꽃의 이름이 붙은 마라톤을 해마다 관이 주도하여 축전을 벌이고 있어도 이를 부끄럽게 여기는 합천인의 목소리가 없다니 한심한 일이다.

 

그 선열들의 혼불이 지금도 꺼지지 않고 불타고 있는데--, 500여 년을 지나서 그 후손들이 우리나라의 국화인 무궁화를 재껴두고 벚꽃마라톤 축제를 벌이는 것을 보고 선열이 어떻게 생각할까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핫들로에서는 3월 20에 극일의 굿판을 벌이고, 호수로에서는 친일축재를 벌이는 이 극과 극의 모순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우리 다 함께 고민해 볼 때다.

그리고 이젠 그 부끄러운 벚꽃이란 저주스런 이름을 과감히 버려야 할 때다.

 

그 방법은 간단하다.

합천인의 정신문화를 위해 존재하는 문화원이 앞장서고, 합천군청도 긍정적으로 검토 마라톤 이름을 개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