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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석 : 동남지방통계청합천사무소장]


 
11월 11일 하면 대부분이 ‘빼빼로데이’를 연상하게 된다. 언제부터인지 해마다 11월이 되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 등에서 특별매장을 구성하여 온통 길쭉길쭉한 과자들이 화려하게 치장되어 가득 진열되어 있다.


주로 젊은 층의 연인들 사이에서 주고받던 선물이 이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우리에게 빼빼로 데이로 자리를 잡아 기념일(?)이 되었다.

 

사실 11월 11일은 농업이 국민경제의 근간임을 국민에게 인식시키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해 '각종 기념일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1996년 제정한 법정기념일로 ‘농업인의 날’로 기념하고 있으며 올해로 17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11월 11일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한 배경은 농민은 흙에서 나서 흙을 벗 삼아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흙 ‘土’자가 겹친 ‘土月土日’을 상정하였고 이를 아라비아 숫자로 풀어쓰면 11월 11일이 된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또 이 시기는 농민들이 한 해 농사를 마치고 쉬며 즐길 수 있는 좋은 시기라는 점도 고려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농업은 고령화로 인한 농가인구 감소, 농자재 가격인상에 따른 영농경비 부담, 수입농산물로 인한 농산물 가격 폭락 등으로 위기에 봉착하고 있으며 해마다 농가수와 농가인구는 점점 감소하고 있다.

 

2010년 통계청이 주관하여 실시한 농림어업총조사에 따르면 경상남도의 농가수는 141,431호로 2005년 156,080호에 비해 9.4% 감소하였고 농가인구도 347,499명으로 2005년 392,926명에 비해 11.6% 감소하였다. 농가인구 중 고령층인 65세 이상의 농가인구는 116,586명으로 전체 농가인구의 33.6%에 달한다. 합천군의 농가현황을 보면 농가수는 9,388호이고 농가인구는 20,283명으로 해마다 감소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의 소값 폭락과 태풍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등으로 실의에 빠진 농업인을 볼 때 우리는 나날이 어려워져가는 농촌을 위해 ‘농업인의 날’에 대한 의미를 새로 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농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우리농산물 소비촉진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생산지보다 소비지에서 턱없이 비싸게 팔리는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과 신품종 개발을 포함한 다양한 농업지원정책 등 산재해있는 과제가 많다.

 

농민들이 흘리는 땀 한방울에 감사하며 11월 11일 만큼은 우리나라 농업의 가치와 농업인에게 존경을 보낼 수 있는 날로 깊이 자리 잡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