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으로 사랑하는 이 땅의 중고등학생들에게


중고등학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방송인 김흥국입니다. 저는 나라를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며 가수로서 방송인으로서 제가 지니고 있는 모든 재능을 발휘하여 국민들에게 새롭고 삶의 위안이 되는 기쁨을 안겨 드리겠다는 마음을 새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릴 적 몹시 가난한 집안형편 때문에 눈물로 세월을 보내야 했으나 결코 좌절하지 않고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마음 때문에 어떠한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제가 갖고 있는 재능과 끼를 연마하여 살아온 덕에 한때는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10대가수의 영예도 누린 적도 있습니다.

저는 장성하여 큰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꾸기 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을 다듬고 연마하여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신념을 잃치 않고 살아 왔습니다. 수없는 연습과 하면  된다는 각오로 많은 시간을 보낸 결과 오늘날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연예인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던 중 저는 최근 충격적인 소설책 한 권을 만났습니다. 바로 왕따의 현실을 파헤친 『짜샤』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입니다. 이 책을 읽고 저는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에는 현재 한국의 학생들이 왕따를 당하면서 불안에 떨고 있다는 사실과 이 사회가 절대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외교관이 꿈이던 주인공 성근이가 어느 날 왕따로 지목을 당하다가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그사 실을 고하지도 못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그 소설을 읽는 내내  왕따를 당하는 일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세상을 떠나야 했을까 생각하며 눈물을 훔쳐야 했습니다.      

저는 지금껏 제가 사회를 위해 헌신하고 있었다고 자부했으나, 미래의 주인인 청소년의 삶이 불안과 초조 속에 방치되어 있는 동안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는 사실에 좌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저는 형편이 어려운 장학생을 많이 길러내고 비교적 국가와 사회를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자부하였으나   

『짜샤』를 읽은 후부터 저는 미래의 주인인 여러분이 어떻게 하면 안전한 환경에서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며 학업에 열중할 수 있을까 생전 처음 고민해보느라, 밤잠을 설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은 우리 국민 모두의 자식입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미래의 주인입니다. 여러분이 행복하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도 희망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모든 일 들이 힘이 들고 불행한 일들이 많아도 여러분은 인내하고 또 인내 하면서 
미래의 훌륭한 주인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여러분! 저는 여러분을 진심으로 사랑하며 그 시절의 싱그러운 젊음을 사랑합니다.    
지금 여러분이 미래를 향해 한발자국씩 내딛으며 학업에 전념하느라 그 발걸음은 무척 무겁고 고독해서, 하루하루를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힘들게 버텨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 중에는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여 견딜 수 없는 불안과 고통 속에서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학생도 있을 것이라는 사실 역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의 학교생활이 행복하지 않다면 우리의 미래 역시 밝을 수 없습니다.
 
저는『짜샤』를 읽고 어른들이 얼마나 여러분의 삶을 방치했는지 깨달았습니다. 대중 연예인으로서 (짜샤) 처럼 고통 받는 여러분의 삶을 돌아보지 못했고, 진심으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책임의 부재를 느낍니다. 저는 오늘 국민들에게 기쁨을 안겨주어야 하는 대중 연예인으로서 새로운 신념을 가슴속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지금부터라도 왕따 없는 학교를 만들어 가는 데 작은 힘이 나마 보태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여러분! 진심으로 
그동안 여러분의 외로움을 적극적으로 이해하지 못한 것을 사과하고 싶습니다.
손잡아 주지 못했음을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학교가 싸움의 현장으로 변하고. 서로를 적대시 하는 공포의 현장으로 변한   
책임이 저에게도 있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훌륭한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떠나가는 동안 여러분에게 따스한 관심을 기울지 못해 미안합니다. 이제는 여러분의 힘든 가슴을 조금이나마 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학교가 서로 사랑하고 아름다운 추억이 넘쳐나는 참된 교육의 안전한 도장이 되는데 작은 힘을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학생여러분!
비록 지금의 현실과 주어진 과제를 뛰어 넘는 게 힘이 들더라도 조금만 인내하고 견디며 학생의 본분에 충실히 최선을 다 해주세요. 저와 이 땅의 많은 어른들은 여러분을 무척 사랑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스스로  탈선을 하지 않고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를 존중하면서 행복하고 의미 있는 학교생활을 만들어 가는데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두 번 다시는 우리 곁을 떠나가는 ‘짜샤’같은 학생이 생겨나지 않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여러분 자신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대중 연예인 이전에 자식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너무나 가슴이 아파 한통의 편지로나마
여러분을 위로하게 되었습니다.
학생 여러분 파이팅입니다      


       2015년 8월 3일  왕따 없는 세상을 기원하며  이른 새벽  방송인 김 흥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