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의 어둠이 아무리 캄캄했다 해도
오늘의 태양이 떠오르는 것을 막지 못한다.
새로운 시작이다.

아침 해가 뜨는 모습을 보라.

오늘의 새로운 태양이
어젯밤의 묵은 어둠을 밀어내며
하루를 여는 모습은
그 무엇보다 강력한
희망과 재생의 상징이다.

태양과 지구가 생긴 이래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계속된 우주의 경건한 의식과 함께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은
결코 한두 번의 좌절에 쉽게 넘어지지 않을 것이다.

해가 뜨고 지는 것을 자주 보는 사람은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생명의 순환에 눈을 뜨고,
그것으로부터 지혜를 얻는다.

마치 시골에서 나고 자란 소년이
한 해의 순환을 시작하고 마치는 들판을 보며
자연스레 인생을 배워 나가듯이.

우주의 부산한 아침맞이에 동참하라.
하늘과 땅이 깨어날 때
그 웅장하면서도 고요한 기척을 알아듣고
함께 일어나 신성한 아침에 경배하라.

일출과 일몰 사이,
하루의 존엄을 위대하게 살아내라.

오늘 하루는 어제의 반복이 아니다.
오늘은 어제의 후회나 안타까움,
슬픔이나 좌절이 결코 침범할 수 없는,
내가 새롭게 창조할 수 있는 신성한 시간이다.

오늘은 새로운 날이다.

신간 《一指 이승헌의 붓그림 명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