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의 습지가 개발의 논리에 떠밀려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합천군(군수 하창환)에서는 죽어가는 습지에 새로운 생명의 텃밭을 일구고 있어 이에 대한 군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자못 크다.

생물들의 자정능력으로 수많은 생명체들을 품어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습지는 생물다양성의 보고로서 물과 함께 자연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 중 지금으로부터 약 1만년전인 후빙기에 생겨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정양늪은 가시연, 버드나무 군락, 물옥잠, 갈대, 자라풀 등 100여종의 식물이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30여종의 어류, 20여종의 곤충, 40여종의 조류, 10여종의 포유류가 둥지를 틀고 있을 뿐 아니라 멸종위기에 놓인 가시연, 모래주사, 큰기러기, 금개구리 등도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다양한 생물종이 한 데 어울린 건강한 생태계로서 보존가치가 매우 높다.

그러나 합천댐 준공 이후 황강 수위 저하와 수량의 감소로 육지화가 가속되었고, 늪 주변 사유지의 무분별한 매립으로 습지면적이 줄어들면서 수질악화로 이어져 습지로서의 기능이 점점 상실되어왔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하여 합천군에서는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계속사업으로 「정양늪 생태공원 조성사업」을 3단계로 나누어 추진해 왔는데 1단계 사업으로 아천천 물길조성(L=1.3km)을 2009년도에 완료하였으며, 2단계 사업으로 늪 준설 및 확장(V=87.367㎥), 생태탐방로 조성 3.2km(황토길 1, 목재탐방로 0.5, 토사길 1.7), 메타쉐콰이어 식재 354주, 주차장 조성(2.961㎡) 등을 2010년도에 완료하였고, 3단계 사업은 2011년도 사업으로 12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3단계 사업은 수생식물단지 조성, 화장실 신축, 기타 편의시설 설치 등인데, 수생식물은 탐방로 주변에 어리연, 희귀수련7종, 남개연, 왜개연, 매자귀, 꽃창포, 물엮귀, 속새 등 13종 27,000여본을 식재하고, 반잠수식 플랜트 설치를 통한 수련식재 8개소 등이며, 7월말현재 식재를 완료하였고, 8월 하순부터 약 2개월 정도  다양한 수생식물 꽃들을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화장실은 지상 2층101㎡ 규모로서 1층에는 남녀 전용화장실, 2층에는 전시공간 및 전망대 등을 설치하여 탐방객들에게 휴식과 편의를 제공하게 되며, 특히 화장실 모형은 정양늪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돛단배를 형상화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설계되어 아름다운 건축물로 자리매김 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 외 편의시설은 육각정 1개소, 물래방아 1식, 꽃터널 2개소, 조각배 및 어부 나무인형 각2조가 완료되었고 탐조대 3개소등이 9~10월경 추가 설치될 계획으로 있으며, 3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정양늪 생태공원은 휴양과 체험이라는 2가지 테마로 조성되어 학습과 체험의 장으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연초 낚시객들의 무분별한 낚시행위와 각종 쓰레기 불법투기로 인하여 이미지를 흐렸던 정양늪이 이제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이어주는 터로서 새롭게 단장됨으로써 이제 합천군은 푸른 숲, 맑은 물, 수려한 합천의 위상을 재정립함과 동시에 문화관광레저의 새로운 시대적 여건에 부응하여 가야산 국립공원과 해인사, 영상테마파크 합천박물관과 연계한 또 다른 관광 휴양의 명소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그리하여 평소 우리 군을 찾는 방문객은 물론 각종 축제 시, 특히, 9월에 개최되는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방문객들에게도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해 줌으로써 우리 합천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바가 크다.

새로운 생명의 텃밭으로 거듭 태어나는 정양늪은 이제 “자연과 인간의 생명을 이어주는 징검다리”로서 뿐만 아니라, “자손만대 유구히 물려주어야 할 살아있는 생태보고”로서 새롭게 인식되어야 할 우리의 고귀한 자산으로 길이 보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