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4.jpg

 

황금들녘은 어느새 수확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기뻐해야 할 우리 농민들은 회복되지 않는 쌀값과 생산량 감소에 망연자실할 뿐이다. 우리나라 전체농가의 51.8%가 벼농사를 짓고 있고, 농업소득의 33.9%를 의존하는 쌀은 농민 생존권과 직결된다. 그런 쌀값이 껌값, 개사료, 자판기 커피보다 못하고,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쌀값이 회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쌀값이 왜 떨어졌는가? 정부의 정책 실패때문이다. 추곡수매 폐지, 목표가격 폐지, 자동시장격리 없는 양곡관리법 개정, 대책 없는 쌀개방. 실패한 정책이 차곡차곡 쌓여 45년 만에 최대폭의 폭락이라는 대참사를 만들어냈다. 그동안 농민들의 삶은 어떻게 되었는가. 점점 더 나락으로 빠졌다. 끝을 알 수 없는 쌀값 폭락과 생산비 폭등의 악순환 속에 농민들은 농사를 포기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농민들은 국민의 주식인 쌀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쌀값을 보장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양곡관리법 전면개정을 요구해왔다.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벼를 안아들고 농민들은 분통이 터지는데 윤석열 정부와 집권여당은 쌀값 문제의 근본 대책 마련에 손놓고 있다. 비록 농민이 요구하는 근본 대책과 전면 개정의 내용이 담기지는 않았지만, 정부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진일보한 양곡관리법 개정안마저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느니 농업발전늘 저해하는 ‘농업고사법안’이니 하면서 여론몰이를 하고 정쟁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

 

 우리는 분명히 밝힌다. 농민이 과잉 생산해서,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줄어 현재의 쌀값 사태가 발생한 게 아니다. 저율관세할당(TRQ) 방식으로 매년 수입하는 외국쌀 40만8천7백톤은 국내 소비량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수입쌀만 중단해도 문제 해결의 큰 실마리가 풀리면서 농민이 요구하는 근본 대책으로 나아갈 수 있다. 

 

 오늘 우리는 쌀값 보장!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 농업생산비 보장!을 위해 자식같이 가꾸고 키운 나락을 참담한 심정으로 적재하며 농성에 돌입한다. 국가가 무대책이고 무책임하니 우리는 “이대로는 못 살겠다”, “내년에도 농사짓자”라고 절규하는 농민들과 함께 11월 16일 전국농민대회를 성사시킬 것이다. 

 

 우리는 내년에도 농사짓기 위해, 식량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농업무시 농민천대 윤석열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면서, 국가가 책임지지 않는다면 우리가 직접 판을 뒤집을 것을 선언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하고, 쌀값 근본대책 마련하라!

- 밥 한공기 쌀값 300원 보장! 쌀 최저가격(공정가격) 제도 도입하라!

- 쌀값 폭락 진짜 주범 쌀 수입 전면 중단하고, 밥쌀용 방출 중단하라!

- 농산물 가격 하락 주범 TRQ 수입 중단·폐기하라!

-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하고 농민의 가격결정권을 보장하라!

- 생산비 폭등으로 농민 등골 빠진다! 농업생산비 보장 대책 마련하라! 

- 생산비 폭등, 농가경영악화로 재난이다. 농민 재난지원금 지원하라.

- 농자재가격 및 금리폭등 대책 마련하고, 농어업인력지원특별법 제정하라!

 

 

2022년 11월 09일

 

전국농민회총연맹 합천군농민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합천군여성농민회